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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영화리뷰 (민주화, 역사영화, 2025시선)

by Hary0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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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대한민국은 선진 시민사회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투쟁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곤 합니다. 영화 <1987>은 그런 역사적 사실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생생한 인간 드라마로 되살려낸 작품입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대한 전환점인 6월 항쟁을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묘사합니다. 지금 이 글에서는 2025년의 시선으로 다시 본 영화 <1987>의 역사적 의미, 캐릭터 중심의 연출,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리뷰해 보겠습니다.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재현

<1987>은 단순한 시대극이나 실화 기반 영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6월 민주항쟁’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하나의 진실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냅니다. 사건의 시발점은 19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입니다. 영화는 이 충격적인 사건을 단순한 설명이 아닌, 실제 장면을 통해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이 장면은 관객에게 직접적인 감정적 충격을 주며, 이후 전개될 이야기에 강한 몰입을 유도합니다. <1987>은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을 서술하지 않습니다. 기자, 검사, 교도관, 대학생, 심지어 고문 경찰까지 다양한 인물의 시선을 교차해 가며 그들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진실’이 어떻게 밝혀지는지를 보여줍니다. 기자 윤상삼은 ‘탁 치니 억’이라는 보도자료의 허점을 파헤치고, 검사는 윗선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강행하며, 교도관 한병용은 내부자 정보를 외부로 전달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시선과 행동이 모여 결국 시민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수백만 명의 국민이 거리로 나서게 되는 구조적 연결은 <1987>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그 재현도가 매우 높은 점은 교육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역사의 한 장면은,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20~30대에게 민주주의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또한 영화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에게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대사회로 메시지를 확장합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장준환 감독의 연출력

<1987>이 높은 평가를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배우들의 섬세하고도 강렬한 연기력입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뛰어난 몰입력으로 소화해 내며, 단순한 연기가 아닌 ‘실존 인물의 재현’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입니다. 김윤석이 연기한 치안본부 대공수사처 박처장은 비인간적이고 냉철한 권력의 상징입니다. 그의 말투, 시선, 자세 하나하나에서 권위와 잔혹함이 묻어납니다. 하정우가 맡은 최검사 역시 단순한 영웅적 인물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투하는 현실적인 이상주의자의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유해진이 연기한 교도관 한병용은 이 영화의 정서적 중심을 이룹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선택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김태리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민주화 운동의 ‘일반 시민’을 상징하는 대학생으로 등장하는데, 특별히 영웅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시대의 분위기에 따라 변모하는 감정선이 영화의 현실감을 더해줍니다. 장준환 감독은 <1987>을 통해 시대극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사건’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었고, 극적인 장면보다 사실적인 디테일에 집중했습니다. 조명과 색감은 당시의 뉴스 화면을 연상시키며, 배경음악은 감정을 조작하지 않고 묵직하게 깔리는 수준에서 연출되어 극의 진정성을 높입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6월 항쟁 장면을 보여주는 연출은 실제 뉴스 장면과 절묘하게 오버랩되며, 영화적 감동을 극대화합니다.

2025년 현재의 시점에서 본 영화의 가치

2025년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과 SNS, AI까지 모든 정보가 손끝에서 오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진실은 여전히 왜곡되거나 은폐되기도 합니다. <1987>은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실을 밝히는 일의 가치’와 ‘시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청소년과 청년 세대는 이 영화를 단순히 ‘과거 이야기’로만 보지 않아야 합니다. 영화는 결국 ‘선택의 이야기’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행동하게 되는 과정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생, 교사, 언론계 종사자 등에게 이 영화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사고와 성찰의 계기를 제공합니다. 교육적으로도 <1987>은 교과서보다 훨씬 생생한 ‘현장 학습 자료’입니다. 많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이 영화를 한국사 또는 사회윤리 과목과 연계해 수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등장인물 각각의 선택과 행동을 분석하고, 현실과 비교함으로써 역사에 대한 주체적 사고를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단순히 정치적 메시지를 넘어서 인간 존엄성과 사회 정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전달합니다. 그렇기에 해외에 이 영화를 소개할 때도 보편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쉬우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보여주는 문화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영화 <1987>은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치열했던 순간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며,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세대에게는 교과서보다 더 깊은 울림을 전달합니다.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영화를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위한 경고이자 격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오늘 저녁 당장 시청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그 감동과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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