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베를린(Berlin)’은 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의 스핀오프 시리즈입니다. 본편에서 인상적인 존재감을 남긴 캐릭터 ‘베를린(본명: 안드레스 데 포노요사)’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의 과거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연출, 독특한 캐릭터 구성, 고급스러운 파리를 배경으로 한 도둑들의 작전이 결합된 이 작품은 전작의 팬들은 물론,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스토리 구성, 연출적 특색, 글로벌 반응 등 다양한 관점에서 ‘베를린’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스토리 전개: 베를린의 귀환과 작전의 미학
‘베를린’의 시간적 배경은 ‘종이의 집’ 시즌1 직전으로, 주인공 베를린이 파리에서 활동하던 시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본편에서 이미 사망한 인물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가 어떻게 살아있을 당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작전을 어떻게 계획했는지를 보는 데 흥미를 느낍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액션이 아닌, 캐릭터 중심의 서사 구조를 통해 인간 베를린의 깊은 내면과 철학, 고독함을 드러내는 데 집중합니다. 그가 꾸미는 이번 작전의 목표는 약 4,400만 유로 상당의 보석 탈취입니다. 단순한 강도극이 아니라, 예술에 가까운 설계로 이루어진 계획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며 긴장감과 박진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팀원 구성도 흥미롭습니다. 기술 담당, 기획자, 해커, 내부 정보원 등 역할이 명확한 5인의 팀원들이 각자의 능력과 결핍을 드러내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베를린과 카미유의 관계는 이 작품의 감정적 핵심입니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끝내 쟁취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냉정한 범죄자의 이미지 너머의 외로운 인간의 면모를 부각하며, 단순한 캐릭터 이상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처럼 ‘베를린’은 작전의 치밀함과 인물 간의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며 전개되는 다층적 스토리라인을 통해 높은 서사적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연출력과 구성미: 감각적인 스타일과 시대성
감독 알렉스 피나는 ‘종이의 집’의 창조자로서, 이번 작품에서도 시리즈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연출을 유지하되, 더욱 영화적인 미장센을 도입하며 수준 높은 시청각 경험을 제공합니다.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낭만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 건축물과 조명, 거리의 풍경 등이 매우 정교하게 촬영되어 배경 그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로 작용합니다. 특히 보석을 훔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미로 같은 고급 보관창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도주 루트 등은 탁월한 영상미와 현실감을 자아냅니다. 음악 역시 인상적입니다. ‘종이의 집’에서 사용되었던 클래식과 라틴 음악 스타일이 일부 유지되면서도, 보다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OST가 삽입되어, 분위기와 감정을 조율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각 캐릭터의 스타일링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베를린의 클래식한 수트 스타일, 브루스의 카리스마 있는 의상, 해커 로미의 아방가르드한 패션 등은 캐릭터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강화시켜 줍니다. 또한, 대사 하나하나에 위트와 상징성을 담아, 단순한 대본이 아닌 문학적 대사 구성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스토리 구성은 에피소드별 기승전결이 뚜렷하며, 매회 끝부분에 강렬한 클리프행어를 배치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연출력은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트렌드에 부합하는 몰입형 시청 경험으로 설계되어, 한 번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중독성을 유발합니다.
전 세계 반응과 콘텐츠 확장의 가능성
‘베를린’은 공개 직후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스페인, 프랑스, 브라질,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TOP 10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전작 인지도 덕분에 ‘베를린’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고, 실제로도 SNS, 유튜브 리뷰 등에서 다수 언급되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해외 평론가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습니다. 일부는 베를린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몰입감을 제공했다고 평가했으며, 특히 페드로 알론소(Pedro Alonso)의 연기에 대해선 거의 모든 매체가 호평을 남겼습니다. 그는 냉철하면서도 감성적인 복합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면, 일부 평자는 전체 서사 구조가 다소 반복적이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은 전작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핀오프라는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어, 하나의 독립된 범죄드라마로서 충분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시즌2 제작이 이미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장기 IP화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현재 2025년 기준으로도 ‘베를린’은 꾸준히 시청되고 있으며, 유럽형 서사극과 감성 범죄극의 성공적 결합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베를린’은 단순히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외전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도 높은 범죄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영상미, 감각적인 연출, 복잡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 ‘베를린’의 내면을 심도 있게 그려낸 점은 본 시리즈의 강력한 차별점입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더욱 풍부한 서사와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스페인 드라마가 가진 창의성과 감성의 결합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관 확장이 주목받는 시대, ‘베를린’은 스핀오프 콘텐츠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